본문 바로가기
KURODEN/성국 최강의(ssul)

활활이 열폭하는 걸 아무도 안 그려주시길래 저질렀다(2016. 10. 9. 9:08 작성)

by 부야카샤 2019. 10. 2.

동서 기사학교가 서로 누가 더 잘났나를 가리기 위해(라기보다 그냥 서쪽 기사학교 기살려주기용으로) 성기사생도들에게 전략/전술 백일장 같은 거 진행하는데 당연히 1등할 줄 알았던 활활이 크로덴한테 밀려서 2등먹고 벙쪘으면 좋겠다.

 

 

크로덴에게 삼전삼패 떡실신 후 중립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지내다가 골드수저에게 통수맞고 비참한 말로를 맞은 활활이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그러게 크로덴이랑 잘 지내지 왜 고집을 부려서 이런 꼴을 당하나 싶기도 하고.

타오라 활활에 대해 간단하게 애기해보자면...은 무슨 그냥 활활도 까봐야지.

 

아마 활활은 크로덴한테 깨지면서 꿈이었던 최강의 검이 물 건너가고, 도전할 때마다 떡실신됭 실려가면서 자존심이랄까... 멘탈이 갈려나가는 경험을 하면서 '나대지 말고 그냥 조용히 살자'는 생각으로 중립으로 태세를 전환한 게 아닐까 싶음.

최강의 검 시합에 처음 도전할 당시만 해도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도 많았을 거고, 돈도 있고 집안도 한 가닥 한다니 최강의 검이 된다면 분명히 어떤 형태로든 정치에 끼어들었을 거라고 생각함. 타락했을지 멀쩡했을지까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그게 크로덴 때문에 막혀버렸고, 최강의 검을 가져올 능력도 못 되니까 더 이상 정치에는 신경쓰지 않겠다고 중립을 선언한 건데...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나는 활활이 중립을 지킨 게 아니라 중립을 빙자한 방관을 하고 있었다고 봄. 그것도 나라가 망하든 구워지든 튀겨지든 내가 한 게 아니니 난 상관없다는 식의 미필적 고의를 갖고서.

그 증거가 바로 성국 내전이 터진 뒤에도 고집스럽게 중립을 고수한 그의 태도이고.

만약 활활 자신이 (중립을 고수함으로써) 나라가 어떻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든가, 혹은 '나라가 망할 가능성은 있지만 설마 진짜 망하지는 않겠지'라는 인식있는 과실 수준이었다면 성국에 내전이 터졌을 때 그냥 가만히 있었을 리는 없지 않았을까.

국가에 쿠데타가 터졌는데 군대에서 중요하고 높은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 하나 까딱 않고 고집스러울 정도로 중립에 집착한다는 건, 진짜 나라 망해버리라는 확정적 고의나 나라가 망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지 않고서는 취할 수 없는 행동이라 생각함.

물론 군인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건 굉장히 중요함. 그건 반론의 여지가 없음.

헌데 그건 부정부패로 물들었을지라도 일단 나라가 온전히 돌아갈 때나 논할 수 있는 거지, 누군가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군인이 취해야 할 올바른 행동은 쿠데타를 진압하는 것임. 중립을 지킨답시고 가만 있는 게 아니라.

 

그렇다고 활활이 나쁜 사람은 아닌 게, 진짜 나쁜 놈이었으면 중앙청에 미운 털 단단히 박힌 크로덴을 뭔 수를 써서라도 진작에 끌어내리고도 남았을 텐데 적어도 그러지는 않았고, 또 부하들에게 인망이 있었다는 걸로 봐선 골모모같은 쓰레기는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활이 전쟁통에서도 오직 중립만을 고수한 이유는 아마 내면 깊숙히 파고든 크로덴에 대한 열등감 때문이 아닐까. 

자기가 무슨 행동을 할 경우 그게 크로덴의 뜻대로 움직이게 되는 아닐까부터 시작해서 그럴 바에야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을 테고, 잘나신 빛의 검이 있는데 내가 굳이 나설 거 있나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 같고...

비유하자면 물에 누가 빠져서 허우적거리는데 자기가 나서서 구해주면 크로덴 뜻대로 움직이는(혹은 이용당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물에 빠진 사람이 죽든 말든 내버려 두는 거랑 비슷하려나? 좀 다른가?

 

 

골드수저나 매눈깔처럼 쓰레기도 아니고, 뭉클리아나 코올처럼 착하지만 바ㅂ... 좀 많이 순수한 사람도 아니고 인품도 능력도 많이 갖췄는데도 천재에 대한 열폭 때문에 기회들을 날려버리고 누명을 쓰고 비참하게 죽은 거 보면... 활활도 참 박복한 운명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