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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ODEN/성국 최강의(ssul)

저는 히어로메이커가 좋습니다(2016. 10. 26. 20:20 작성)

by 부야카샤 2019. 10. 2.

2006년에 후배의 추천으로 네이버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알게 되어 발걸음한 것이 히어로메이커와의 인연이 되었습니다.

10년 전이라 네이버 웹툰에 들어간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2016년 10월 26일 기준으로 제일 오래 연재되고 있는 모 네이버 웹툰의 1화가 올라왔을 때 봤던 기억은 확실하니, 아마 최소한 9월 8일 전에 네이버 웹툰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겠죠.

만화라고는 매월 발매되는 만화잡지나 몇 달에 한 권씩 나오는 만화책밖에 몰랐는데 인터넷에서 클릭만 하면 바로 볼 수 있다는 웹툰이 굉장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일별로 다른 만화들이 매주 올라왔고, 네웹을 추천해준 대학 동생의 조언을 받아가며 제 취향에 맞는 만화를 찾아가는 즐거움과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매일매일 행복한 기분으로 기다리다 잠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저는 한 웹툰을 만나게 됩니다.

매주 챙겨보던 웹툰을 다 보고, 뭐 다른 재미있는 거 없나 기웃거리던 때 못 보던 만화가 하나 올라왔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예, 히어로메이커죠.

새 웹툰이구나 싶어 클릭해 보니, 어머나 이게 뭐야. 17화가 한꺼번에 올라와 있지 뭡니까?

언제 연재를 시작했나 날짜를 보니 11월 27일이었습니다. 17화가 전부 다.

작가님께서 열정이 대단하시구나 감탄하며 1화부터 봤습니다.

 

취향을 타는 그림체이긴 하지만 저는 히어로메이커 같은 그림체를 더 좋아하니 문제될 건 없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네웹 그림체가 굉장히 다양해졌지만, 제가 2006년에 네웹을 볼 당시에는 그림체들이 그리 큰 차이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지만.

뿐만 아니라, 웹툰 이름도 굉장히 친숙하게 다가와서 히어로메이커에 대한 제 첫인상은 굉장히 호의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좋아하고 있지만) 10년 전에는 더욱더 좋아했던 게임 'XXXX메이커'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요.

헌데 히어로메이커의 내용이 제 예상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더군요.

 

웹툰 제목과 간략한 내용 설명으로 보아하니, 공주님을 영웅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근데 주변에 이미 한가닥하는 멤버들이 붙어 있네? 왕가부터 백성들까지 전부 공주님을 위해 연극을 한다네?

이채로운 스토리라고 신기해하며 매주 꼬박꼬박 봤습니다.

가끔 스토리가 잘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고, 등장인물이 많아져서 헷갈리기도 했죠. 

리즈 시절의 코올이 나왔을 때, 분명 성기사라는 언급이 있었음에도 '오, 세날에는 성기사도 있나보넹?' 등등 멍청돋는 착각도 가끔 했고ㅋ

 

공주님을 영웅으로 만드는 연극이 어떻게 잘 끝나고 19세 생일 파티하는 걸로 1기가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제게 히어로메이커는 그냥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재미있는 웹툰'이었습니다.

1기를 보는 내내 든 생각이라면... 로엔이 귀엽다든가, 벤이랑 라나랑 이어질 줄 알았는데 레기나랑 눈 맞아서 이젠 벤을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든가, 커...는 왜 이리 존재감이 없을까 라든가, 초중반에 살라나 공주 민폐덩어리라고 짜증내서 미안하다든가, 윌리엄은 이대로 대머리가 되는 것인가 라든가, 뭉클리아가 바보짓하는 걸 또 보고 싶다든가, 카사노 의외로 여린 면이 있구나 라든가, 힐리스는 많이 착하긴 한데 바보구나 라든가... 

 

하여튼 1기가 끝나고 한 주의 휴재도 없이 바로 2기로 넘어왔죠.

2기는 여러모로 충격이었습니다.

일단 시작부터가 1기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고, 신캐 대거 등장/짐작조차 할 수 없는 스토리도 그렇지만... 뭣보다 제일 충격이었던 건 킹메이커에서 제일 처음 등장한 1기 멤버의 역변...ㄷㄷ

 

그래도 재미있게 잘 봤죠.

누구누구가 존재감이 가벼운 덕에 벤, 힐리스, 윌리엄, 단검 언니, 한나 등등 1기에서 활약했던 영웅들을 많이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2기를 매주 볼 때마다 스토리가 진짜 아귀가 잘 맞는구나 싶었으니까요. 신캐들도 매력적이었고.

물론 처음 봤을 땐 내용 이해가 어려워서 정주행을 몇 번 해야 했지만... 히어로메이커 팬이라면 정주행은 2회 이상은 다들 하시잖아요.

 

 

이건 여담인데, (소설이든 애니든 만화든) 제가 봤던 콘텐츠들 중 장기 연재로 넘어간 작품들은 대부분 '맥거핀 남발 + 산으로 뜨는 스토리 + 상한 떡밥 + 회생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지는 캐릭터 개성' 등으로 엉망이 되더라구요.

초반에 호기롭게 뿌린 떡밥을 너무 묵혀서 상했다든가, 장기연재를 하다보니 모순이 된다거나, 이랬던 캐릭터가 별안간 아무 이유 없이 저렇게 변한다든가, 뭐 그런 것들 말이죠.

 

근데 히어로메이커에는 작품 장기연재 시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문제점이 하나도 보이지가 않아요.

그냥 제가 못 찾은 걸 수도 있는데, 여하튼 제 눈에는 꼬이는 부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꼬일 수 있다 싶은 미심쩍은 점은 2개 정도 있긴 한데... 

하나는 초반에 로엔이 담배 피는 부분인데 이건 그냥 로엔이 벤바라기가 되면서 담배를 끊었다거나 미성년자가 한순간의 호기심에 잠깐 피웠던 거다 등으로 무마할 수 있는 수준이고, 두번째는 도적 출신 로란이 마법사는 체력이 약하다면서 허턴에게 업혀온 부분인데 이건 그냥 뻥이었다고 하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라 사실상 꼬인 부분은 없다고 봐도 되겠죠.

작가님께서 얼마나 스토리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헌데 우습게도 히어로메이커의 스토리가 너무 완벽한 탓에 저는 (지금까지도 가끔씩 이불킥을 하게 만드는) 악수를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히어로메이커가 볼 때마다 너무 감질나서 그만...

매주매주 일/월요일에 발도장 찍은 거 포기하고 약 2년 정도를 끊었었죠.

마지막으로 본 게 아마도 인테부르스가 말발+책략으로 베르미누 3세를 구워삶아 힐리스를 제거하고 패륜왕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된 거?

 

웃긴 게 몇 달동안은 '히메봐야지/안돼, 히메볼거야/참으라고' 이랬는데, 6개월 지나니까 괜찮아 지더라구요?

근 2년 동안은 1기 정주행도 하고, 요망한 네이버가 웹툰 순서를 조회수로 바꾸는 바람에 우리 히어로메이커가 꼴찌가 되어버려서 세컨드/서드 아이디도 만들어서 별점도 주고 주는 김에 또 정주행 하고, 마지막으로 봤던 2기 부분까지 또 정주행하며 시간 순서 정리하고... 그러니까 견딜만 하더라구요.

 

헌데 작년 모월 모일 일요일 밤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월요웹툰 다 보고 마지막으로 히어로메이커를 클릭했습니다.

무의식 중에 최신화를 클릭한 제 눈에 비친 건 무지막지 머리 좋은 패륜왕을 웬 신캐 하나가 탈탈 터는 장면이었고...

이 사람이 누군지 너무너무 궁금해진 나머지 2기부터 다시 정주행을 했어요.

 

그리고 349화에서 제 스타일에 이상형에 너무너무 제 취향인 크로덴을 보게 됐죠.

349화에서 말발로 사제들 휘어잡는 컷 4개만으로 절 사로잡은 그 크로덴 말입니다.

 

그거 보자마자 진짜 헛웃음이 나왔는데, 감질나서 못 견디겠다고 히메 최신화를 끊은 지 불과 몇 주 만에 크로덴이 등장했더라구요?

만약 몇 주만 더 참았더라면 난 크로덴을 봤을 거고, 그럼 크로덴을 2년 더 일찍 알 수 있었을 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며칠 걸려서 다시 히어로메이커를 완독했습니다.

크로덴의 등장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재미있는 웹툰'이었던 히어로메이커는 0순위로 올랐고, (제 기준으로) 여러 가지 의미에서 보다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됐죠.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거 같지만 그래도 말해보자면 크로덴은 보면 볼수록 매력덩어리여서, 가뜩이나 관심 없던 존재감 가벼운 아이는 완전 뒷전이 됐고...

제국 내전 이야기라든가 존재감 가벼운 아이 일행이 쫓겨가며 루칸으로 가는 얘기라든가 패륜왕이 또 힐리스 괴롭히는 거라든가 철의 조약 얘기보다도, 다음 편에는 크로덴 나오나 안 나오나에 더 신경을 썼을 정도니.

그리고 감질나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웹툰 최신화는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보자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정주행하다 최신화에 도달했을 떄 벌써 끝이냐고 orz하기도 하고

10년 동안 한결같이 완벽한 스토리와 작가님의 성실성에 몇 번이고 박수를 치기도 하고

그냥 크로덴이 진 주인공 맞구나 싶고

자기가 주인공이라는 누구누구가 거슬리기 시작했지만 그건 굳이 입에 담지 않기로 하고

크로덴 사망플래그를 조금씩 풀어놓다가 별안간 6주 동안 계~속 크로덴 사망플래그를 매주 갱신하시길래 작가님께 크로덴을 살려달라는 장문의 탄원서를 보내기도 하고 

 

 

여튼 히어로메이커(라고 쓰고 크로덴이라 읽읍시다) 덕에 많이 웃었어요.

솔직히 살다 보면 그 날이 그 날 같고, 매일매일이 비슷비슷하고, 한 건 없는데 시간은 빨리 가고 나이만 먹잖아요.

근데 짬날 때 최애 연성을 하니까 좋더라구요.

인터넷에서 같은 장르 파시는 분들도 알게 돼서 같이 히메 얘기하고, 각자 생각했던 썰풀고, 다음 이야기 예상도 해보고...ㅎ

 

팬아트 몇 장 올리는 김에, 원작에선 안 나오거나 살짝 맛보기로만 나오고 끝난 내용 중에서 보고 싶은 것들도 몇 개 얘기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원작을 사랑하니까 이런저런 썰들 연성하는 거 아니겠어요ㅎ

 

 

1. 활활의 열등감

원작에선 그리 크게 다뤄지진 않았지만 활활이 크로덴에게 가진 열등감이 성국에 내전이 터지고 금수저가 난리부르스를 치는 상황을 야기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를 한 건 사실이라고 봅니다... 같은 진지한 얘기는 관두고, 그냥 자기가 최고인 줄 알았던 활활이 크로덴한테 한 방 먹고 벙찐 얼굴이 보고 싶었을 뿐... 

 

2. 징계먹는 크로덴

원작에서는 가끔 징계를 받았다는 식으로 나레이션 몇 줄 띄우고 넘어갔는데, 속사정이 좀 더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크로덴이라면 그 뛰어난 언변술로 징계위원회 같은데 나가서 직접 소명해서 징계 10번 받을 거 8~9번은 막아내지 않을까 라든가...

 

 

3. 크로덴 + 세날人

크로덴에게 언변술 배우는 로란이라든가, 성국 최강 미친개와 세날 전설의 행보관 조합이라든가, 벤/크로덴이 편먹고 패륜왕을 또 털어먹는 거라든가... 

 

4. 크로덴&에그소드

에그소드는 주인 외의 사람이 자길 잡으면 찰지게 욕해주는 기능이 자동 발동되는데, 상대가 크로덴이라면 알아서 입 닫을 듯...ㅋㅋㅋㅋ

 

 

 

그리고 히어로메이커 하면 웸툰 말고도 게임 이야기도 빠질 수가 없는데요.

 

솔직히 제가 좋아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실드를 치는 유형은 아니에요.

무조건 오냐오냐 해준다면 그건 상냥한 학대하고 다를 게 없는걸요.

 

게임이 나온 지 이제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고 

고쳐야 할 부분도 있고 

추가해야 할 부분도 많아요.

 

그래도 카사노님 라나님이 매일 들어와서 소식도 알려주시고 대응도 잘 해주셔서 그 점은 걱정되지 않습니다.

잘 하실 테니까요.

 

애증의 각루(...) 

개인적으로 루이얀이란 애는 싫어하는 편...이라기보다 관심無인데 솔직히 각성시키고 나니 게임하기 편해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네요.

그래도 각루 패치는 필요한 거 아시져??

 

그리고 제가 카페에 조공을 몇 번이고 바쳤음에도 안 나와주는 비싼 남자 크로덴...

과금은 할 만큼 했음에도 아직 안 나와줘서 미친개를 탱으로 세우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제 밥값은 합니다.

그래도 얼릉 크로덴이 나와줘서 쌍으로 들고다니고 싶어요. 일부러 크로덴 각성시켜 주려고 영혼석도 아끼고 있는데...

나머지 영웅들은 아무래도 좋으니 영웅에 대한 주저리는 그만하구요.

 

플레이스토어/앱스토어에 올라온 동영상에 패륜왕과 골드수저가 떡하니 보스로 나오는데 얼른 크로덴이 나와서 손수 골드수저를 탈탈 털어보고 싶습니다. 

원작에선 아무래도 골드수저가 좀 더 오래 살 거 같으니 게임에서라도 조지고 싶은 거지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신규 영웅이 많이 업뎃되어 '디에서콱/모글샥/던호도/모시안호마'로 파티 짜서 마튼을 쳐들어가고 싶기도 하고요.

그러려면 개발진 분들이 더욱더 열심히 일해주셔야겠네요.

 

 

그리고 히어로메이커 게임에서 젤 중요한 거...!!

 

챕터 4에서 열혈 바보랑 괴짜 공돌이 커플한테 치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원작에서도 꼭 보고 싶은 커플입니다.

힐한나/벤레기나보다 더 귀여운 커플이 있을 줄이야... 하지만 원작에서 보는 건 무리겠죠(...)

그러니까 GM님들은 앞으로 업뎃될 브리슬콘 스토리에 고던♡모든 러브스토리를 넣어주시면 됩니다.

 

 

간단하게 쓴다 하는데도 쓰다보면 자꾸 글이 길어지네요. 이거 좋은 거 아닌데...

계속 쓰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아 강제로라도 마무리를 지어야겠습니다.

작년에 작가님께서 블로그에서 말씀하시기로는 2기로 끝을 내시려는 것 같고, 작가님 친구분께서도 웹툰 카페를 통해 작가님이 모든 작업을 혼자서 하고 있다보니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 웹툰이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하셨거든요.

아직 안 풀린 떡밥이 너무 많은 건 둘째치고 저는 크로덴이랑 히어로메이커를 계속 보고 싶은데,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참 안타까울 거 같은...

그래서 게임이라도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과금액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 히어로메이커니까요.

원작도 언젠가는 완결이 될 텐데(안 왔으면 좋겠지만), 게임마저 섭종된다면 더 이상 크로덴을 볼 수 없으니까(??) 많이 슬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원작은 가능한 한 오래 연재했으면 좋겠고, 게임은 무병장수했으면 좋겠습니다.

 

LONG LIVE THE WEBTOON&GAME "HERO 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