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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ODEN/성국 최강의(ssul)

편파적이고 편사하며 편애스러운 히어로메이커 소개글(2016. 7. 7. 19:45 작성)

by 부야카샤 2019. 10. 2.

평생 안 하던 짓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이거 파세요 저거 파세요 영업하는 경우는 가끔 있었어도, 저는 제가 덕질하는 장르를 소개하는 일은 일단 없었습니다.

내 장르 파는 것만으로도 바빠죽겠는데 귀찮게... 다시, 소개글 올린다고 팬이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워낙 존못이라...

 

어지간해서는 안 했겠지만... 진짜 이 만화는 꼭 좀 소개하려고요.

망할 네이버가 언제부터였는지 웹툰 순위를 조회수 기준으로 산정하는 바람에 이 웹툰이 꼴찌가 됐습니다. 젠장.

별점순으로 바꾸면 상위권인데 망할 네이버가 기본설정을 조회순으로 해놔서...

그러니 별 수 있나요. 소개글이라도 올려서 그 존재를 알려놔야죠.

 

그런고로 오늘 제가 소개하려는 웹툰은 바로!

 

 히어로메이커! 

 

히어로메이커는 2006년 11월 27일부터 연재되기 시작한 웹툰으로, (지금도 연재중인 만화 기준으로) 마음의 소리와 함께 근 10년을 네이버와 함께 동고동락한 양대 터줏대감 중 하나입니다. 약 5개월만 지나면 진짜로 10년이 되겠군요.

기본은 삼국지/톨킨의 탈을 쓴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진지할 땐 진지하고 웃길 땐 또 무진장 웃기고...

10년 전 연재 초기에는 어린층을 염두에 둔 듯한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코믹에 무게를 둔 만화였다가 점점 정통 판타지스러운 방향으로 노선을 틀었고, 2기 킹메이커가 시작되면서부턴 삼국지 급으로 탈바꿈했죠.

 

394화에서 1등먹은 베댓 한 줄에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히어로메이커의 매력은?

1. 정해진 클리셰를 따르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이를 비트는 방식을 자주 취한다는 것(물론 퀘스트를 거절할 수 없는 주인공처럼 클리셰 그대로 가는 경우도 있음)

2. 지나가는 개그인 줄 알았던 컷 하나하나가 이후 스토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주요 무대가 되는 것

3. 10년 가까이 연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늘어지거나 꼬인 부분이 전무 + 소름돋는 떡밥 회수력. 

4. 방대한 세계관 + 완벽한 스토리 + 엄청난 스토리텔링

5. 작가님의 성실성(10년 연재하는 동안 휴재는 단 두 번. 한 번은 몸살, 한 번은 친구분의 부친상)(심지어 지각도 거의 없었음)

업로드가 늦으면 악플과 벌점테러가 벌어지는 네이버 웹툰계에서 유일하게 휴재일을 기념일로 삼자는 댓글이 올라오는 웹툰

 

맘 같아선 하나하나 예시를 들어 히어로메이커가 이렇게 대단한 거라며 자랑하고 싶은데...

스포가 되버리기도 하거니와(특히 1/2번이), 10년 연재한 만화라 싹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리기도 하고, 요새 제가 최애캐 사망플래그가 펑펑 터져서 그거 걱정하느라 한창 말라죽는 중이어서 그건 못 하겠음.

 

내 최애 좀 살려주세요...

 

 

....크흡.

주접은 그만 떨고 어떤 내용인지 알아봅시다.

표로 정리하였으며 편의를 위해 반말로 작성.

 

 

 

1기(히어로메이커)

 

요약 용사가 되고 싶어하는 공주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각 분야 최강자들의 눈물겨운 분투기
연재기간 2006년 11월 27일 1화 시작 ~ 2011년 9월 12일에 267화로 1기 완결
주연 윌리엄 아셀, 벤 카슬러, 로엔, 살라나 공주, 클로에, 커...
내용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공주를 위해 마법무기에서부터 공략 몬스터까지 준비해가며 세날 전체가 연극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마왕 레이드를 뛰기 시작하더니(+누구누구들의 음모를 저지하는 것도 포함해서) 진짜로 마왕으로부터 세상을 구해낸다. 공주는 소원하던 용사가 되었고, 옆에서 공주를 보필하던 멤버들도 노력에 걸맞는 보상을 받는다. 그리고 1기 연재하는 내내 2기 떡밥이 우수수 쏟아졌다 
이후 세날 후계자 문제(+후에 윌리엄의 역린 중 하나가 되는 문제도 포함), 몇몇 캐릭터들의 과거와 현재, 왕실의 역사를 짧게 설명한 뒤, 공주가 19세 생일을 맞이하는 날 공식적으로 연극을 종료하고 축제 퍼레이드를 벌이는 것으로 마무리.
특징

1. 그림체

 초반과 후반의 그림체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둥글둥글 가볍고 귀여운 이미지여서 초반 그림체는 별로라는 평이 많으나,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이라서 그렇지 배경/명암/캐릭터의 개성은 제대로 표현되었다 생각되며, 선술했다시피 뒤로 갈수록 그림체가 장족의 발전을 이루니 믿고 지켜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지만 카사노 그림은 1기가 역대급

 

2. 맞춤법 오류

 맞춤법은 신경쓰지 않고 보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솔직히 이건 진짜 실드불가(...)

 

3. 개그에 가려진 스토리텔링

초반에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듯 하다가 막판에 코믹컷으로 마무리되는 시트콤 형식으로 마무리되었는데,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점점 진지한 양상을 띄게 된다. 다만 진지해질라치면 터지는 개그 포텐 때문에 1기는 진행 내내 판타지 탈을 쓴 개그만화라는 이미지로 굳혀졌다는 게... (물론 나중에 2기에 들어서 발휘되는 소름끼치는 스토리텔링과 떡밥 회수력을 통해 1기가 재평가를 받게 된다) 

 

2기(킹메이커)

해당 섬네일은 위와 같지만 스토리 흘러가는 걸 보면 어째 아래쪽이 더 설득력있다. 보면 안다.

요약

명예잃은 왕자의 아들이 여행을 통해 명예를 되찾고 여러 군주상을 목격하며 그들을 뛰어넘는 본격 성장 스토리.

...라지만 실상은 힐리스/패륜왕/크로덴 삼각관계...

기간 한 주의 휴재도 없이 정확히 1주일 후(2011년 9월 19일) 2기 킹메이커로 268화 시작 ~ 현재진행 중
주연

리스토, 에고 소드, 산쵸 팍, 루이얀, 스노우 삼, 브리슬콘 고던

...이긴 한데 비중은 요약에서 언급했던 군주 3인방이 다 가져갔다....

내용

세날의 제1왕위계승자가 행방불명되자 세날 왕정부는 후사를 위해 명예 잃은 왕자의 아들을 찾게 되고, 왕자 스승/호위단은 성국으로 건너가 무사히 왕자의 아들 - 리스토와 접촉하여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

 

 리스토가 여러 아군들과 함께 사고도 치고 누군가의 제자도 되고 퀘스트 거절을 못 해 옆길로 빠지기도 하고 몇몇은 파티 이탈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명예를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리는 한편, 정보와 지식을 무기로 대륙을 날아다니는 인모모와 시비를 걸면 친히 물어뜯어주는 미모모와 순수함 그 자체(+능구렁이)인 힐모모의 발자취 + 루칸/마튼/성국/세날/아난 등에 있었던 과거와 현재의 역사와 기타 인물들의 이야기도 중간중간 꽤 많이 보여주고 있다.

 

 2016년 7월 3일 517화 기준으로 현재 모 국가 내전 이야기를 다루는 중.

특징

1. 작가님께서 직접 이름을 거론한 세 영웅(힐리스, 인테부르스 루, 크로덴)에게 밀리는 주인공 파티.

만약 이쯤에서 인기투표를 해 보면 저 3인방이 123위 다해먹을 거 같...

 무려 작가님이 공식적으로 그리는 법을 잊어버려서 당황했다고 인정한 캐릭터. 정확히는 작가님이 블로그에 488화 후기를 올리셨는데 간만에 그리는데 힘들고 낯설어서 당황하셨다고(...)

주인공이라 못박은 만큼 상당 시간이 흐른 뒤에는 스토리 중점에서 나름 분량을 뽑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정치와 군사,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진행되는 현재로선 아무 힘도 없는 햇병아리라 비중이 공기인 것도 당연한 것...

근데 나는 내 최애들을 오래오래 보고 싶으니까 그냥 계속 비중이 없었으면 좋겠어 

 

2. 장르 전환

 1기가 개그스러운 판타지였다면 2기는 삼국지 혹은 반지의 제왕라 해야 하지 않을까. 

삼국지는 내 취향이 아니어서 한 번도 읽어본 적 없었는데 하도 삼국지 얘기가 나오길래 덕분에 읽어봤다 무서운 히메  

읽어보니 왜 히메가 삼국지에 비유되는지 알겠더라

 히어로메이커 팬들이 안타까워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 그림체/스토리도 1기와 2기가 완전히 다른데 10년이 다 되도록 썸네일도 소개글도 1기의 연극파티로 해놔서 히어로메이커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아직도 연극파티가 여행하는 줄 아신다;;;

 

3.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

 히어로메이커, 아니 2기 킹메이커는 "정의의 반대는 또다른 정의"라는 관용구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게 아닐까 싶다. 킹메이커에는 악역이 없기 때문이다.

 스토리도 탄탄한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다. 이들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의 정의를 관철하며 열심히 살아남고 있다. 예를 들어 모 캐릭터의 입장에서 보자면 모모 캐릭터는 천하의 ㅆㄴ이나, 이게 그냥 성격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나름 사정이 있다. '알고 보면 좋은 녀석'이 아니라 이런 정의를 갖고 있어서 이렇게 행동한다고 해야 할까? 적은 적인데 마냥 욕할 수만은 없다는 것. 게다가 모 캐릭터도 마냥 선하기만 한 게 아니라 이쪽도 까려면 얼마든지 깔 수 있고.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위에 걸어놓은 저 3인방. 한 명은 워낙 인품이 좋으니 제쳐두고, 나머지 둘은 처음 나왔을 땐 별로 평이 좋지 않았다. 작중에서도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가루가 되도록 까고 있고... 헌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면이 부각되면서 이들의 팬이 크게 늘어난 상태. 그리고 더더욱 비중이 공기가 되는 주인공

 

내용 탄탄하고 스토리 재밌고 캐릭터가 참 매력적인데////

이야기가 죽 이어지는 웹툰이라 중간부터 볼 수 없다는 점, 10년 가까이 연재된 만화라 에피소드가 500이 넘는다는 점, 초반과 후반 사이의 그림체 괴리, 스토리/떡밥/세계관 등이 굉장히 방대하고 완벽한 데 비해 플롯 방식이 좀... 헷갈리게 되어 있어 처음 봐선 스토리 흐름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 등이 히어로메이커의 진입장벽을 올리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다못해 소개글과 썸네일이라도 좀 바꿨으면 덜할 텐데, 2기 시작한 지 5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썸네일과 소개글은 1기라니...  네이버 웹툰앱에선 왕관을 손에 넣은 리스토로 썸네일 바꿔놓곤 PC버전은 바꾸는 게 그렇게 귀찮았나

 

순위를 올리려면 조회수가 필수이고 현재로선 조회수를 올릴 방법이 신규독자 유입밖에 없는데, 그 신규독자가 들어오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아 빛을 보지 못한다는 점이 참 아쉬운 작품입니다. 만화가 아니라 소설로 나왔으면 좀 더 이름을 날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내 최애가 더이상 등장을 안 하게 됐으므로 원작은 믿고 거르기로 함...(2019년 1월 20일)